나란히 몰락한 '서울 대표 상가' 동대문·강변·용산의 공통점
서울을 대표하는 주요 집합상가들이 공실률 증가와 함께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동대문 쇼핑몰, 강변 테크노마트, 용산전자상가, 가든파이브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상권의 공통된 문제점과 그 원인을 살펴본다.
1. 동대문 쇼핑몰: 패션 1번지의 몰락
동대문 쇼핑몰은 한때 국내 패션 산업의 중심지였지만, 온라인 쇼핑몰 성장과 코로나19 팬데믹의 직격탄을 맞으며 심각한 침체를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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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실률 증가: 대표적인 쇼핑몰인 밀리오레, APM, 굿모닝시티 등은 공실률이 50%를 넘어서고 있다. 특히 6층의 경우 200여 개 점포 중 단 5곳만 운영 중이며, 일부 층은 사실상 영업이 중단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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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료 무료에도 무관심: 월세 없이 관리비만 부담하는 조건에도 불구하고 입점하려는 상인이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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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감소: 과거 외국인 관광객의 주요 방문지였던 동대문이지만, 온라인 쇼핑이 대세가 되면서 방문객 수가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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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경쟁력 하락: 저렴한 가격이 동대문의 강점이었으나, 온라인에서도 비슷한 가격에 더욱 다양한 제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되면서 동대문을 직접 찾을 이유가 줄어들었다.
2. 강변 테크노마트: 전자제품 시장의 붕괴
강변 테크노마트는 과거 전자제품 쇼핑의 중심지였으나, 최근 공실률이 심각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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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실률 50% 이상: 8층 전자제품 판매 구역의 경우 392개 점포 중 절반 이상이 비어 있으며, 한 구역은 아예 모든 점포가 공실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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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료 0원, 관리비만 부담하는 조건에도 불구: 25만 원의 관리비만 내면 점포를 운영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임차인을 찾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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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쇼핑의 영향: 전자제품은 디자인과 성능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는 특성이 있지만, 온라인에서 상세한 리뷰와 가격 비교가 가능해지면서 오프라인 방문이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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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 가치 하락: 강변 테크노마트 내 점포는 경매 시장에서도 감정가 대비 10%에도 못 미치는 가격으로 낙찰되고 있다.
3. 용산전자상가: IT 산업의 메카에서 유령상가로
1980~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IT 산업의 중심지였던 용산전자상가는 이제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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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감소 및 공실 증가: 한때 수많은 방문객으로 북적였던 용산전자상가는 이제 발길이 끊기면서 폐업한 점포가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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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친절한 서비스와 바가지 논란: "손님 맞을래요" 사건과 같은 일부 상인들의 불친절한 태도와 터무니없는 가격 책정이 소비자들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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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구조 변화: 전자제품의 가격 비교가 온라인에서 쉽게 가능해지고, 해외 직구 및 중고시장 활성화로 인해 용산전자상가를 찾을 이유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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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 계획: 낮은 상가는 이미 재건축을 위해 점포가 비워졌으며, 일부 지역은 호텔 등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4. 가든파이브: 분양가 저렴해도 인기 없는 이유
가든파이브는 송파구에 위치한 대형 복합 쇼핑몰로, 사무실 및 점포 공실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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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실률이 높지만 완전한 유령상가는 아님: 8층 사무실 점포의 경우 145곳 중 25곳이 공실로 확인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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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분양가에도 거래 저조: 7평 기준 분양가가 1억 5천만 원, 심지어 1억 1천만 원에 나와 있는 매물도 있지만, 매매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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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 수요 부족: 보증금 500만 원에 월 임대료 40~50만 원으로 저렴한 수준이지만, 입주 문의가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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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사 SH의 계획: SH공사는 가든파이브 백화점 임대 계약이 끝날 때까지 상가 분양을 완료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결론: 서울 대표 상권의 몰락 원인
1.
온라인 쇼핑의 성장: 오프라인 쇼핑의 필요성이 낮아지면서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 이동했다.
2.
유통구조의 변화: 직접 방문하여 물건을 사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을 통한 비교 구매가 보편화되었다.
3.
임대료 및 관리비 부담: 임대료를 낮추거나 없애도 점포 운영이 어려운 상황.
4.
소비자 경험 부족: 단순한 판매 공간이 아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해야 하지만, 기존 상권은 이를 충족하지 못했다.
5.
재개발 및 구조조정 필요: 기존 형태로 운영하는 것이 불가능한 만큼, 새로운 형태의 개발이 요구된다.
한때 서울을 대표했던 주요 상권들이 몰락하는 것은 단순한 경기 침체 때문이 아니다. 소비 패턴과 유통 환경이 변화하면서 기존 방식의 운영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각 상권은 새로운 트렌드에 맞는 변화를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