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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배달시켜먹죠;;" 무너지는 밀키트 시장 -

"차라리 배달시켜 먹죠?" 무너지는 밀키트 시장 분석

최근 몇 년 사이 한국에서 급성장했던 밀키트(Meal Kit) 시장이 급격한 침체를 겪고 있다. 2018년까지만 해도 300억 원 규모였던 시장이 5년 만에 10배 이상 성장하며 외식 산업을 위협할 정도로 주목받았으나, 현재는 수많은 중소 밀키트 업체들이 연이어 도산하고 있다.
심지어, 업계 대표 기업이던 **프레시지(Fresheasy)**조차 누적 영업 적자 2,000억 원을 기록하며 위기를 맞았다. CJ제일제당, 이마트 같은 대기업들까지도 밀키트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한때 "1인 가구 증가와 간편식 트렌드"에 힘입어 폭발적으로 성장했던 밀키트 시장이 급속도로 무너지는 이유를 살펴보자.

밀키트 시장의 성장과 몰락

왜 이렇게 빠르게 성장했을까?

간편한 조리법 – 요리를 잘 못하는 사람도 쉽게 만들 수 있음
해외 요리도 손쉽게 – 리조또, 라자냐 같은 복잡한 요리도 가능
재료 낭비가 없음 – 1인 가구나 자취생에게 유리
이러한 장점 덕분에 2020년대 초반,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외식이 어려워지면서 집에서 간편하게 요리를 할 수 있는 밀키트는 "대세"로 떠올랐다.
특히, "2025년에는 7천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며 유통업계와 스타트업들이 앞다투어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2023년 이후, 분위기가 급변했다.

밀키트 시장이 무너지는 3가지 이유

비싼 가격 – 배달보다 비싸다?

밀키트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가격이다.
예를 들어, 마트에서 판매하는 한우 머리수육 밀키트의 가격이 16,000원. 국밥 전문점에서 사 먹는 가격과 비슷하거나 더 비싸다.
소비자 입장: "비싼 돈 주고 밀키트를 살 이유가 없다!"
업체 입장: "우리는 마진을 남기는 게 아니라, 유통 구조상 어쩔 수 없이 가격이 높아지는 것이다!"
밀키트는 원재료를 소분하여 포장하는 과정에서 대량 구매할 수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일반 식당처럼 대량으로 원재료를 사는 것이 아니라, 소량으로 개별 구매하기 때문에 원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소비자는 선택을 해야 한다.
배달을 시킬까?
밀키트를 사서 직접 조리할까?
결국, 편리함과 가성비를 고려할 때, 배달 음식을 선택하는 경우가 더 많아지고 있다.

양이 부족하다 – 2~3인분? 실제로는 1인분

밀키트 제품에는 보통 "2~3인분"이라고 적혀 있지만, 실제로 개봉해보면 1인분 정도의 양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소비자 반응: "23인분이라더니 혼자 먹어도 부족하네?" 밀키트 업체들: "비싸 보이는 걸 방지하기 위해 23인분이라고 표기한 것이다."
일부 업체들은 양을 줄이고 가격을 높이는 방식으로 마진을 남기려 했지만, 오히려 소비자들의 불만만 커졌다.

쓰레기 문제 – 환경 부담

밀키트를 사용해본 소비자들은 공통적으로 엄청난 쓰레기 양을 지적한다.
예를 들어, 부대찌개 밀키트를 사서 요리를 하면,
플라스틱 포장 11개 + 설명서 3개 = 총 14개 쓰레기 발생
"한 끼 먹으려고 이렇게 많은 쓰레기를 버려야 한다고?"
최근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재활용이 어려운 개별 포장이 많다는 점도 밀키트의 단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밀키트의 대안 –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은?

특정 메뉴 중심으로 차별화
일부 메뉴는 밀키트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부대찌개다.
부대찌개는 재료 종류가 많아 한 번에 준비하기 어려움
밀키트로 사면 편리하고 가성비가 높음
실제로 **'땅스 부대찌개'**라는 밀키트 전문점이 등장해 성공하고 있다.
가격: 3인분에 9,900원
구성: 스팸, 소시지, 떡, 라면사리 등 포함
소비자 반응: "스팸 반통만 추가하면 가성비 갑!"
즉, 재료를 따로 사기 어려운 요리는 밀키트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자
한국에서 성장세가 꺾였다고 해서, 글로벌 시장에서도 실패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 호주, 캐나다 등 해외에서는 밀키트 시장이 여전히 성장 중
특히, 채식(Vegan), 지중해식 건강식 위주의 밀키트가 인기
미국 밀키트 시장은 매년 13% 성장
배달 인프라가 부족한 국가에서는 밀키트가 더 경쟁력 있음
해외 진출을 고려할 필요가 있음
한국 밀키트 기업들이 해외 수출로 성공한다면, K-푸드처럼 새로운 한류 먹거리 산업이 될 수도 있다.

결론 – 밀키트 시장, 완전히 망한 걸까?

"배달보다 비싸고, 양 적고, 쓰레기 많다"
"하지만, 특정 메뉴는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
밀키트 시장이 한때 너무 과대평가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생존할 수 있는 방법
가격 경쟁력이 있는 특정 메뉴에 집중
배달이 어려운 해외 시장을 공략
친환경 패키징 도입
밀키트 시장은 여전히 변화 중이다.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삼는다면,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