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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할인해줄께 돌아와유" 민심잃은 숙박업체 비명

"손님 할인해줄께 돌아와유" 민심 잃은 숙박업체 비명

국내 숙박업의 위기와 해외여행의 가성비 논란

최근 설 연휴 기간 동안 해외로 떠난 여행객이 역대급을 기록했다는 뉴스가 연이어 보도되었습니다. 반면, 국내 관광업에 종사하는 업계 관계자들은 매출 감소로 인해 극심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국내 숙박업계의 가격 정책과 서비스가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국내 여행은 바가지”, “동남아나 일본이 오히려 저렴하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국내 숙박업, 왜 이렇게 비싸졌나?

최근 10년간 국내 호텔, 펜션, 콘도 등의 숙박비는 지속적으로 상승해 왔습니다. 국내 5성급 호텔의 경우 1박 50만 원이 넘는 것이 일반적이며, 수영장 등 부대시설이 포함된 숙소는 100130만 원까지 치솟았습니다. 반면, 동남아 지역에서는 프라이빗 비치가 포함된 고급 호텔을 3035만 원에 이용할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연휴나 장기 투숙 시 가격 차이는 더욱 커지며, 항공권 비용을 감안해도 해외여행이 오히려 가성비가 좋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습니다.

서울 호텔 대호황 vs. 지방 숙박업체 폐업 위기

서울 호텔들의 객실 판매 가격과 가동률은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며, 외국인 관광객 증가로 인해 호황을 누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주도, 여수 등 지방 관광지의 숙박업체들은 폐업이 속출하는 상황입니다. 호텔업계 관계자들의 2023~2024년 전망에 대한 설문 조사에서, 호텔 관계자의 22%는 긍정적으로 답한 반면, 지방 중소 숙박업체 관계자들은 긍정 응답이 0%에 불과했습니다. 실제로 호텔 업계 매출은 2022년부터 30% 가까이 성장했으나, 지방 펜션 및 숙박업체 매출은 오히려 감소했습니다.

정부의 관광 활성화 정책, 실효성 있나?

정부는 국내 관광 활성화를 위해 숙박 쿠폰 100만 장 배포, 지역 축제 확대 등의 정책을 내놓았지만, 그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레고랜드 프로젝트가 수도권과 가까운 춘천에 위치했음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적자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이런 사례를 고려하면, 단순한 예산 투입이 지역 관광 활성화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이 명확합니다.

숙박업체 운영비 상승, 가격 인상의 원인

숙박업체들은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합니다.
1.
인건비 증가: 숙박업은 청소, 관리 등 인건비 비중이 높은 업종으로, 전체 매출의 약 34~35%가 인건비로 지출됩니다. 한국의 최저임금이 최근 10여 년간 급격히 인상되면서 숙박비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반면, 동남아 지역은 최저임금이 한국의 1/10 수준이기 때문에 저렴한 숙박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2.
온라인 예약 플랫폼(OTA)의 높은 수수료: 호텔 예약 시 부킹닷컴, 아고다, 익스피디아 등의 글로벌 OTA(온라인 여행사) 플랫폼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이들 업체가 매출의 20%에 달하는 높은 수수료를 가져갑니다. 결과적으로 숙박업체들은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 OTA 산업의 위기

국내 OTA 시장에서 야놀자, 여기어때 등의 플랫폼이 성장해왔지만, 최근에는 글로벌 OTA들이 국내 시장까지 잠식하며 점유율을 빼앗고 있습니다. 특히, 해외에서 성공한 **클룩(KLOOK)**은 숙박뿐만 아니라 현지 액티비티, 투어 예약까지 제공하며 차별화 전략으로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한국의 OTA 업체들도 기존 숙박 예약 중심에서 벗어나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국내 숙박업, 생존을 위한 변화가 필요하다

현재 국내 숙박업이 소비자들에게 외면받고 있는 이유는 단순한 가격 문제만이 아닙니다. 높은 가격에 걸맞은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 OTA 의존도를 낮춘 자사 플랫폼 강화, 지역 관광 자원과 연계한 패키지 상품 개발 등이 필요합니다. 만약 이러한 변화 없이 현재의 가격 정책이 지속된다면, 소비자들은 점점 더 해외로 눈을 돌리게 될 것입니다.
국내 숙박업계가 다시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고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가격 경쟁이 아닌 서비스 혁신과 운영 효율성 개선이 필수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