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 시공, 감리
이 세 가지가 하나로 움직여야 진짜 건축이 완성됩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현장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왜곡,
지금 대한민국의 건축 시스템은 그 구조 자체에 문제가 있습니다.
"설계는 아이디어지만, 시공은 현실이다"
많은 프로젝트에서 건축가가 치열하게 고민하며 만든 설계안이
시공 단계에서 **‘비용 절감’**이라는 명분 아래 무력화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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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하게 설계된 공간의 유연성은 사라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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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성과 커뮤니티 중심의 의도는 흐릿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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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남는 건 ‘값싼 대안’뿐입니다
감리는 어떤가요?
감리의 역할은 매우 제한적입니다.
현장에서 시공사의 결정에 제동을 걸 수 없고,
서류 검토만으로 책임을 다하는 구조 속에서
품질은 물론, 공간의 본질까지 놓쳐버리게 됩니다.
중형 복합건물 프로젝트, 그 안의 구조적 병폐
실제 사례로 들여다본다면 더 명확합니다.
한 중형 복합건물 프로젝트에서는
건축가가 지역 커뮤니티와의 연결을 고려한 설계를 제안했지만,
시공사는 원가 절감만을 이유로 구조와 마감재를 변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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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티 공간은 텅 비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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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의 만족도는 급락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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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물은 ‘공간’이 아닌 ‘외형’만 남게 되었습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어떻게 될까요?
결국 도시의 품격까지 훼손됩니다.
건축은 단지 한 채의 건물로 끝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설계, 시공, 감리… 균형이 무너진 구조
대한민국 건축 현장의 현실은
‘누가 더 힘이 센가’에 따라 결정되는 구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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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는 존중받지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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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리는 권한이 없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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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사는 속도와 비용만을 우선합니다
이런 시스템 속에서
건축가의 창의성은 도면 속에만 존재하게 됩니다.
건축가가 제안한 공공성과 삶의 질은 사라지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건축주와 사용자에게 돌아옵니다.
건강한 건축 시스템을 위한 세 가지 조건
1. 역할의 명확한 분리
설계는 ‘창의성’, 시공은 ‘기술력’, 감리는 ‘품질관리’
각자의 전문성을 존중하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2. 책임의 제도적 확보
‘누가 무엇을 책임지는가’를 명확히 해야
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 회피가 아닌 해결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3. 사용자 중심의 공간 경험 설계
도시와 건축은 결국 사용자를 위한 공공 자산입니다.
사용자 경험이 배제된 구조는 오래가지 못합니다.
“서비스 & 솔루션”의 부재, 그것이 문제다
한국 건축 산업의 병목은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닙니다.
건축 전 과정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운영하는 ‘서비스적 접근’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건축은 단지 짓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삶을 담는 공간을 기획하고, 운영하며, 유지하는 과정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현장이 도면 중심, 공급자 중심의 사고에 머물러 있습니다.
건축주는 외면당하고, 사용자는 고려되지 않으며,
그 결과가 지금의 왜곡된 시스템입니다.
기술이 아닌 ‘가치 중심’의 전환이 필요하다
AI와 기술 혁신은 기회입니다.
설계 자동화, 공정 분석, 에너지 시뮬레이션까지 가능해졌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그 기술을 어떤 ‘가치’로 구현하느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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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중심의 공간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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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도시 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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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생애주기를 고려한 유지 전략
이 모든 것을 하나로 통합할 수 있는 건축 서비스 & 솔루션이
이제는 필수가 되어야 합니다.
결론: ‘협업’이 아닌 ‘갈등’이라면, 그 피해는 우리 모두에게 돌아온다
건축은 건물이 아니라 삶의 무대입니다.
이제는 갈등이 아닌 협업으로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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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 시공, 감리가 각자의 위치에서 존중받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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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이 분명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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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중심의 전략이 실현될 수 있는 시스템
그것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새로운 건축 생태계입니다.